[묵상글] 경험의 감옥에서 배움의 정원으로

"내가 살아보니…"
이 말은 오랜 세월을 견디며 얻은 지혜처럼 들린다.
그러나 때로는 그 지혜가 내 마음을 굳게 닫아버리는
확신의 감옥이 되기도 한다.

살아온 경험은 분명 소중하다.
하지만 그 경험이 지금의 나를 규정해 버리고,
내가 보지 못하는 세계를 지워버린다면,
그 순간부터 경험은 지혜가 아니라 경계선이 된다.

익숙함이라는 함정
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새로움보다 익숙함을,
도전보다 평안을 자연스레 더 원하게 된다.
그렇게 무심코 "내가 살아보니…"라는 말 뒤에
하나의 완성된 세계를 놓아두고,
그 틀 안에서만 생각하고 판단하려 한다.

그 틀은 안전하고 따뜻하다.
그러나 그 안에 오래 머물면 마음은 부드러움을 잃고,
시선은 천천히 닫혀간다.

나를 향한 질문
오늘 나는 스스로에게 조용히 묻는다.
과연 나는 경험을 통해 더 넓어지고 있는가?
아니면 경험 속에 갇혀 더 좁아지고 있는가?

확신은 나를 지탱해주는 기둥이 되어야지,
나를 고립시키는 감옥이 되어서는 안 된다.

경험을 내려놓는 용기
경험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과거를 부정하는 행위가 아니다.
오히려 과거에 머물지 않고,
지금 이 순간 새롭게 배우고자 하는 겸손의 몸짓이다.
그래서 나는 오늘도 다시 마음을 연다.
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고,
나의 판단이 틀릴 수 있음을 기꺼이 인정하며,
내 견해와 다른 세계가 존재함을 받아들인다.
그 순간, 확신의 벽은 문이 되고
편견의 감옥은 배움의 정원으로 변한다.

오래 산 자의 품격
삶 후반의 품격은 더 많이 아는 데서 오지 않는다.
더 크게 열리는 데서 온다.

오늘 나는 다시 다짐한다.
경험에 갇히지 않고 경험을 넘어서는 사람이 되겠다고.

그것이 오래 산 자가 도달해야 할
조용한 지혜의 자리이기 때문이다.

***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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